오순남 기사입력  2026/04/22 [14:33]
(기고) 패거리 정치의 극단을 보여준 2026 민주당 고양시장 경선
적의 적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정치적 사건
운 좋게 어부지리로 얻은 고양시장 후보 민경선의 정치적 행보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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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4월 경기 고양시장 후보를 선출하는 민주당 경선은 민주주의를 가장한 패거리 정치의 최악을 보여준 하나의 사건이다.

기자가 세어보니 대통령 선거는 제외하고라도 고양에서 2006년 지방선거부터 2026년까지 현재의 지방선거, 총선 등 11차례 선거를 지켜보았다.

고양은 수도권 도시가 그렇듯이 중앙정치의 영향에 따라 보수와 진보가 득세하는 전형적인 바람의 선거 현장이다.

그래서 수도권 대부분 시민들이 그러듯이 출마 후보에 대한 냉철한 판단보다는 정당의 우위에 따라 투표하는 것이 현실이다.

기자는 늘 이 점이 안타까웠다. 이 때문에 한 정당이 돌풍을 일으키면 투표도 해보기도 전에 후보야 누구든 어떤 사람이든 이미 승자가 결정지어져 왔다. 아마 이번 지방선거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2006년 지방선거는 당시 한나라당의 돌풍으로 당시 열린우리당 김유임 후보의 28.77%를 거뜬히 뛰어넘는 66.15%의 지지율을 얻은 강현석 시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2010년에는 민주당 최성 시장이 54.44%를 얻어 승리했고 2014년에는 51.36%를 얻는 박빙 속에 재선이 됐다.

2018년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과 화해 이슈 속에 치러지면서 그야말로 민주당의 돌풍 속에 이재준 시장이 2위인 자유한국당 이동환 후보의 27.28%보다 2배가 넘는 58.47%를 얻는 일방적인 선거로 치러졌다.

이 과정에서 3선에 도전하는 최성 전 시장이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 상의도 없이 참여했다는 등 지역위원장들과의 갈등 속에 납득할 수 없는 견제가 작동하면서 힘의 논리 속에 경선조차 치르지 못하고 낙마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민주당의 돌풍 속에 치러지는 막대기를 꽂아도 된다는 우롱 섞인 선거에서 현역 시장의 프리미엄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지역위원장들의 정치적 제거는 쉽게 이뤄진 것이다.

2022년 지방선거는 윤석열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한 달도 안 된 상태에서 치러졌다. 전국적으로 여당 강세 속에 치러졌고 경기도 내 기초자치단체장도 거의 야당 후보로 교체됐지만 경기도지사 만큼은 민주당이 지켜냈다.

특이한 현상은 당시 김동연 후보가 김은혜 후보에게 0.1%, 8913표 차이로 신승을 거뒀는데 고양시에서만 6374표를 더 득표하면서 당선에 큰 견인차 역할을 했다.

반면 고양시장 선거에는 현 국민의힘 이동환 시장이 이재준 전 시장보다 7.29% 34896표차로 승리해 2018년 이 전 시장에게 당한 패배를 그대로 되돌려준 셈이 됐다.

이 같은 현상은 도지사는 민주당 김동연, 시장은 국민의힘 이동환을 선택한 보기 드믄 교차투표를 보여준 사례가 됐다.

그리고 이제 앞으로의 고양시 4년을 맡길 새로운 선거를 앞두고 있다. 여러 여론조사기관의 지표에 나타나듯이 민주당 강세 속에 치러진 2018년 선거와 흡사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일까 또다시 2018년 선거에서 최성 전 시장을 제거한 것처럼 유력 후보를 지역위원회들이 힘 자랑하듯 인위적으로 제거한 사건이 터졌다.

고양시을을 정치 기반으로 한 명재성 예비후보(이하 후보)가 오래전부터 시장 선거를 의식하고 준비해 오면서 거의 독주하는 것처럼 비춰졌다. 지역 정가에서도 상당수가 명 후보를 대세로 인정할 만큼 우세를 점쳤다.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접어들면서 하나, 둘씩 선언하면서 10명이 출마하고 일부 유력 후보들이 떠 오르기는 했지만 각 언론사에서 10차례 가량 여론조사를 벌일 때도 약간의 등락 속에서 명 후보는 대체적으로 우위를 지켰다.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시민과 권리당원 50%의 투표 끝에 두 명의 후보로 압축됐다. 명재성 후보와 민경선 후보가 출전권을 획득한 것이다. 그러나 지역 정가에서는 이미 명재성 배제론이 떠 돌아다닌 상태로 명 후보 측은 긴장감이 돌았다. 명 후보가 결선에 올라갈 것을 전제하에 특정 후보가 올라서 양자 대결이 되면 3개 지역위원회가 힘을 합쳐 대응한다는 이다.

그러나 민경선은 그들이 내세우고 싶었던 후보는 아니었다. 이런 와중에 특정 후보들이 떨어져 나가고 명재성, 민경선 후보의 맞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그래서 명 후보 측은 3개 지역위원회의 개입은 여기서 멈춰질 것으로 기대했다. 거의 비주류나 마찬가지인 민 후보가 3개 지역위원회와의 정치적 연합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3개 지역위원회는 집요했다. 순식간에 민 후보 지지로 돌아섰고 경선에서 탈락한 5명의 모든 후보가 재빨리 민 후보에게 달려가 지지를 선언했다. 또 고양시을 제외한 고양시갑··정 소속 시·도의원 출마 예비후보들까지 나서서 민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페이스북 등 SNS에 이를 홍보했다. 심지어는 고양시병의 경우 시·도의원 출마 예비후보들이 때로 몰려 가 만세를 부르며 지지를 선언한 보기 드믄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기자가 지금껏 겪어본 고양시의 선거판에서 이런 경우는 보지를 못했다. 보수나 진보를 막론하고 경선에서 지지 후보가 다를 경우 지역위 또는 당협에서 힘겨루기는 있어 왔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한 후보 죽이기에 나선 경우는 없었다.

왜일까. 문제는 지역위원장들의 알력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시장 당선은 명확할 것으로 보고 친명인 한준호 고양시을 국회의원이 미는 명 후보가 되는 것은 막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서는 2024년 총선이 끝나자 재선의 한준호 국회의원과 초선들인 3곳 국회의원과 불화설이 나돌았다. 과거 청와대 근무 당시 한 의원보다 직급이 더 높았는데 재선과 초선으로 갈라져 불편해한다는 사소한 것부터 정치적 계보가 달라 3곳 의원들과 불편하게 지낸다는 등의 다양한 소문들이 나돌았다.

하지만 결국 이런 들을 증명이나 하듯 이번 경선은 1개 지역과 3개 지역위원회와 힘겨루기로 이어졌다. 정치적으로는 친명인 한준호 의원과 정청래 의원 보좌관을 지낸 김성회 의원, 정청래 당대표 정무실장인 김영환 의원의 친청과 김근태·유은혜로 이어지는 이기헌 의원의 지역위원회가 힘을 합하면서 고양 판 명·청대전으로 불리는 경선이 치러진 것이다.

결국 명 후보는 수적 열세로 치러진 이번 결선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하고 행주 대첩의 기적에 기대를 걸고 치렀지만 벽을 넘지 못한 채 눈물을 삼켜야했다.

기자는 당헌·당규에 지역위원장은 경선에 직접적인 개입을 못 하도록 돼 있다는 말과는 달리 똘똘 뭉친 3개 지역위원회의 일사불란한 힘을 보여준 이번 경선이 공정한가에 강한 의문이 남는다.

기자는 또 이번 민주당 고양시장 경선을 명재성 대 민경선의 대결로 보지 않는다. 한준호 대 김성회·이기헌·김영환의 대리전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제 공은 민경선 후보에게 넘어갔다. 이런 힘겨루기 속에 운 좋게 어부지리 한 민 후보가 본선거 이후 시장에 당선되었을 때 마치 지분을 요구하듯 이런저런 간섭에 시달리지 않기를 바란다. 벌써부터 경선에 탈락해 합류한 후보들의 자리다툼이 있다는 들이 나돌기 시작하고 있다.

기자가 보았을 때는 민 후보가 3개 지역위원회의 도움으로 후보 자격을 손쉽게 얻기는 했지만, 그들이 스스로 나서서 도왔기 때문에 정치적인 빚으로 생각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민 후보의 갈등을 봉합하고 협력을 끌어내는 것이 진정으로 고양시를 위하는 시정임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처럼 진짜 시민을 위한 시정을 펼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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