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고통은 외면한 채 집행부와 시의회, 여·야간 끝없는 갈등으로 시정이 멈췄는데도 정치지도자들이 천연덕스럽게 행동하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17일 경기 고양시와 시의회, 지역정가에 따르면 지난15일 덕양구 능곡동에서는 ‘1904 능곡축제’가 열려 여·야 정치인과 시·도의원 등도 참석해 축하했다.
이 자리에는 이동환 시장과 김영식 시의회 의장도 웃음 띤 얼굴로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하는 등 주민들과 친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현재의 고양시정 상황을 비판하는 주민들은 ‘책임감 없는 정치지도자들’이라며 냉소를 보내면서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들은 민생을 책임져야할 집행부와 시의회가 갈등을 빚으며 의회가 문을 닫아 혼란스러운 시국을 만들어 놓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시민들과 함께 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위가 ‘가증스럽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반응은 이유가 있다는 여론이다. 시의회는 지난7일 제276회 임시회를 열고 오는21일까지 집행부 제출 39개 안건과 시의원 발의 23개 안건을 심의·처리하기로 했다.
더구나 이번 임시회에는 영유아 보육료 지원 등 민생예산이 다수 포함된 1946억 원 규모의 제2회 추경예산 안을 심의·처리하기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번 임시회를 개회하자마자 집행부와 시의회, 여·야가 서로 맞서면서 파행시키고 현재까지도 의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
이에 이번 회기에서는 2차 추경예산 안은 물 건너갔고 민생예산조차 집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원활한 시정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 됐다.
이 같이 어처구니없는 행위는 이미 예고됐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6월 열렸던 제275회 시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는 회기 중 이동환 시장의 외국 출장을 두고 ‘시의회 무시’라며 상임위원회에서 의결된 안건 23건이 본회의에서 무더기 보류돼 지금까지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또 2022회계연도 결산 승인의 건과 지난해 집행부의 행정행위를 감사한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 무산돼 통과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집행부와 시의회가 힘겨루기를 하면서 올해 초 본예산도 준예산 위기로 내몰아 시민들과 공무원들에게 상실감을 주더니 그 고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시민을 무시하는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도 시의회는 문을 걸어 잠근 채 열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동환 시장 등 집행부나 김영식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 모두 누구도 책임을 느끼지 않는 분위기”라며“시장은 시의회를 무시하고 시의회는 시장을 무시하고 결국은 이들 모두 시민들을 핫바지로 무시하는 처사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능곡행사에 참석한 한 모 씨는 “민선8기 들어와서 고양시정은 1년이 넘도록 싸움만하고 하나도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는 개판인데 무슨 일 있었냐는 듯이 참석해 환하게 웃으며 주민들과 악수하고 덕담을 건네는 모습에 더 화가 난다”며“양식 있는 시민들조차 무관심하고 이런 일들이 이슈화 되지 않으니 이들이 더 하는 것 같다”고 한숨을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