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경기 고양시장으로 국민의힘 이동환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당선된 것을 축하드린다.
이 당선인은 선거운동에서부터 ‘오직 시민만 보고 가겠다’는 말을 앞세워 당선됐고 당선인사에서도 이 말을 빼놓지 않고 꼭 짚어 강조하고 있다.
이 말의 의미는 기자가 구구절절 풀어 설명하지 않아도 시민들은 다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당선인은 선거를 치루면서 많은 공약을 내놨다. 짦은 시간에 너무 한꺼번에 쏟아내듯 낸 공약들이라 기자도 일일이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경제, 교통, 개발, 교육, 주거, 복지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기자는 선거기간동안 하루에도 몇 개 씩 캠프에서 보내오는 보도 자료를 통해 이 당선인의 공약을 접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공약이란 일반적으로 목적 등 기본계획을 담은 큰 그림인 마스터플랜이 짜여 지고 목표나 방침을 구체화한 세부적인 공약들이 나와야한다. 그런데도 밑도 끝도 없이 우후죽순처럼 내놓는 듯한 공약들이 과연 지켜질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모든 것을 차치하더라도 이 당선인은 “시장이 되면 첫 공약 실천과제로 중앙정부, 경기도와 공조해 300여만 평 규모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해 고양특례시를 글로벌 경제특구로 만들 계획”이라며“여기에 삼성·SK 등 대형 시스템반도체 기업을 유치하고 정밀의료·디지털영상·ICT융 복합기술을 핵심 산업으로 지정해 관련글로벌 대기업, 첨단기업 1000개를 유치 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있다. 반드시 성과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이 당선인의 시민들을 위한 세부공약으로 ‘시민의 입장에서 현안을 바로보고 기대에 부응하는 시장이 되도록 철저하게 현장중심의 시장이 되겠다’며‘시민들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시청에서 시장을 면담하려고 기다리는 ‘하향식 행정’은 과감히 버리고 시장이 현장을 찾아가 시민들을 만나는 ’상향식 행정‘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또 시의회와 관련해서는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이신 시민들께서 저를 시장으로 뽑아주셨지만 자만하지 말라는 뜻으로 시의회의석은 동석으로 만들어주셨다. 시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오직 시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이 당선인의 말과는 다른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인수위 구성에서는 고양지역을 잘 아는 뿌리 깊은 인물보다는 대부분이 대학교수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말들이 돌고 있다.
사실이라면 현장중심의 시정은 처음부터 말뿐 아니냐는 반증이 된다. 지역 곳곳의 현장을 잘 아는 이 지역의 인물이나 전문가들로 인수위가 꾸려져야 마땅할 일이다.
인수위구성관련조례도 삐걱거리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측 시의원들이 반드시 협조해야 되지만 국민의힘이나 이 당선인 측에서는 ‘해주려면 해주고 말라면 말라는 식’이어서 평행선이라는 말도 있다. 오죽해야 민주당 측에서 ‘저쪽이 필요하면서도 말 한마디 없는데 우리가 알아서 해줘야 하는 것이냐’는 볼멘소리까지 한다고 한다.
이 또한 ‘시의회 의석 동석은 자만하지 말라는 시민의 뜻’이라고 했던 이 당선인의 말이 허황된 립서비스로 밖에 들리지 않게 된다. 13일 인수위 조례 관련해서 시의회가 열린다고 한다. 이 당선인은 존중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 요청해서 시끄럽지 않고 무리 없이 마무리하도록 해야 한다.
기자는 이 당선인을 2006년 지방선거 즈음에 알게 됐다. 이 당선인이야 기억도 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16년 전 처음으로 시장에 도전해보겠다고 명함을 들고 기자의 개인 사무실을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 때가 40세를 갓 넘은 시점에서 정치적인 지형 상 무모한 도전이었는데 이후 몇 차례 경선과 본 선거를 치루고 또 기관에 몸담으면서 나름 정치에 잔뼈가 굵어졌을 것이다.
그렇지만 혹자는 이 당선인을 두고 16년 동안 고양시를 떠나지 않고 정치를 계속했지만 그 동안의 활동을 볼 때 ‘떠나지 못한 것인지 안 떠난 것인지 사실상 존재감은 미치지 못한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기자는 이 당선인에게 이런 말들도 귀담아 듣기를 당부한다. 듣기 좋게 호평하는 측도 있지만 혹평하는 측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바른 정치와 행정으로 말로만이 아닌 진짜 행동으로 보여주기를 바란다.
정치와 행정은 신뢰다. 자신이 하는 말은 반드시 지켜야하고 여건이 안 돼도 지키려는 노력은 당연하며 솔직해야만 신뢰를 받게 된다. 그렇게 신뢰받는 정치인은 시민이 배경이고 힘이 된다. 이 당선인이 그런 정치인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 당선인이 약속한 몇 가지 말들을 발췌한 내용이다. ‘편리한 교통, 넘치는 일자리, 살기 좋은 주거환경, 그리고 선진 교육과 복지, 문화는 우리 고양시민들의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입니다. 108만 고양시민과 함께 위대한 고양시의 재도약 성공시대, 자랑스런 고양시민 모두가 잘사는 행복시대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좌고우면하지 않겠습니다. 오직 고양시민만을 바라보고 새로운 고양을 위해 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