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애도기간 중 벌어진 이동환 경기 고양시장의 해외출장을 두고 의견이 대립해 지역이 시끄럽다.
6일 고양시와 지역정가에 따르면 지난4일 이동환 시장은 이유엔기후변화협약사무국(UNFCCC)의 공식초청을 받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리는 제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이 시장은 오는 7~9일 아시아 대표도시 자격으로 기조연설을 하고 유엔기후협약고위급면담, 지속가능함을 위한 세계지방정부협의회(ICLEI)세계본부홍보관 방문, 발표회 참석과 토론 등의 일정이 예정돼 있다.
또 이스라엘 텔아비브 와이즈만 연구소, 이스라엘 혁신청, 바이오 하우스 시찰과 함께 환경관련간담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후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와 아부다비로 이동해 두바이공항 자유지역, 두바이 헬스케어시티, 두바이 세계무역센터 등을 견학하는 8박 11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오는 14일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에 진보당 고양시지역위원회와 더불어 민주당 소속 고양시의원, 고양시민단체 등은 잇달아 성명서를 내고 규탄에 나섰다.
진보당 전민선 시지역위원장은 지난3일 “고양시민이 8명이나 희생되었는데 이런 시국에 출장을 떠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이 연대해 이동환 시장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고양시의 한 시민단체도 성명서를 통해 “기후환경관련정책을 현장에서 배우기 위한 목적이라고 하나 현 사태와 견주어 매우 부적절하다”며‘시민만 바라보겠다’라는 이동환시장의 말은 죽었다. 이번 이태원 참사와 같은 상황에서는 해외 출장을 미루고 참사 희생자들의 슬픔에 공감하고 이를 계기로 안전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4일 이 시장 출국 이후 민주당 소속 17명의 고양시의원들도 시청본관 앞에서‘경기도 지자체 중 가장 많은 8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고양시의 지휘관은 누구냐’면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고양시는 언론을 통해 COP27 참석과 선진 기후환경 관련 정책 등을 배우기 위한 목적이라는 변명을 하고 있다”며“그러나 이번 해외출장의 실제 일정은 본인의 공약을 위해 도시를 둘러보고, 관광성 시찰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귀국하고 일주일 후 11월 25일은 시의회 본회의가 개회된다. 고양시의 11월은 조직개편과 2023년도 본예산 심의 등 시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시기”라며“시장이 없는 상태에서는 어떤 협의도 할 수 없는 것이 시의 현실이기도 하다. 이동환 시장의 해외출장을 강력히 규탄 한다”고 이 시장 부재를 비판했다.
반면 시는 정상적인 시정업무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시는 국외출장추진 여부를 고심했으나, 지난해에 이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COP27에 초청받은 도시로 이미 기조연설 요청을 받았고 특별세션 진행에 대한 협의가 완료된 상태로 무엇보다도 유엔의 탄소중립 방향을 주도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스라엘이나 UAE 관련기관방문의 경우 현재 시가 추진하고 있는 고양경제자유구역의 전략수립을 위한 중요성과 시급성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이번 국외출장 일정은 시의 성장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라며 “혁신청의 경우 전 세계도시와 국가에서 창업분야우수전략을 배우기 위해 몰려드는 곳이기 때문에 방문을 위해 특별히 공을 들였다”고 해명했다.
한 보수단체도 이 시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시청 앞에 ‘시민위한 외교업무 수행 방해하는 정치공세 즉각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이 시장의 해외출장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한 시의원은 “이태원 참사로 인해 모두가 슬퍼하는 현실이지만 모든 일을 중단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시의 정상적인 공무는 하도록 해야지 ‘발목잡기 식’ 정치공세를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관광성인지 공무인지 시장이 다녀오면 성과를 보고 따져서 판단하면 될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